지난 9월, 라파엘클리닉에 다급한 구조 요청 전화가 왔습니다. 라파엘클리닉에서 봉사하시는 수녀님의 전화였습니다.
“정말 어려운 친구가 한 사람 있어요! 도와주세요!”
천안 이화 여성병원 산부인과에 한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을 앞두고 분만비가 없어서 출산을 앞둔 채 쩔쩔 매면서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는 호소였습니다.
산모의 이름은 K. J. 그녀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으로서 수년 전 아프리카 케냐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학업을 위해서 한국을 선택했지만 꿈과 현실은 달랐습니다. 언어와 문화, 무엇보다 학비와 생활고라는 위기를 맞으면서 상황은 점점 나빠졌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노력조차 이루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습니다.
결국 가정을 이루면서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노력을 시작했지만 유학생 신분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도 수입도 없는 상황에서는 생존의 기본도 유지하기 어려운 처지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9월25일, ‘빛나리’의 탄생은 극적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라파엘클리닉 천안분소에서 봉사하시는 장호선 천안 메디캐슬 의원 가정의학과 선생님의 적극적인 의뢰와 천안 이화여성병원의 이종민 원장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수술이 무사히 진행되었고, 라파엘클리닉도 긴급히 수술비 200만원을 지원하였습니다. 덕분에 산모는 많은 분들의 축하와 함께 건강한 딸을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케냐인, 아빠는 나이지리아 인으로 빛나리 역시 아프리카 사람이지만 산모는 딸에게 ‘빛나리’라는 순 우리말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한국 땅에서 한국인의 정과 도움으로 태어났다는 감사와 기쁨의 뜻을 담은 예쁜 이름입니다.
산모는 새 생명의 탄생에 함께해 준 천안 메디캐슬 장호선 선생님과 이화 여성병원 이종민 원장님, 그리고 라파엘클리닉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빛나리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소식도 덧붙여 보내왔습니다.
빛나리 가족의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