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교수 | 서울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족한 대표적인 영양소가 비타민 D입니다. 비타민 D는 이름은 비타민이지만 영양소 보다는 호르몬에 가깝습니다. 비타민 D는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자외선B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하루 10~30분 정도만 햇볕을 받아도 충분한 양의 비타민 D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자외선B의 강도가 약한데다 야외활동이 줄어들어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바깥에 나가지 않고 실내에서 거의 활동하는 직장인이나 수험생들도 비타민 D 결핍의 고위험군입니다.자외선B는 유리창을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과도한 자외선차단제 사용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물론 음식으로도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지만 비타민 D가 풍부히 들어있는 식품이 많지않아 음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연어, 고등어, 청어 같은 기름기 많은 생선, 달걀 노른자, 육류의 간, 비타민 D 강화 우유 및 유제품, 버섯 등에 들어있습니다. 버섯 중에는 목이버섯과 표고버섯에 특히 많습니다.

지방조직은 지용성비타민인 비타민 D의 창고역할을 합니다. 겨울철에 햇볕을 충분히 쬐지 못해도 체지방 속에 충분한 양이 비축되어있으면 비타민 D 결핍증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만한 사람들은 오히려 비타민 D 결핍의 위험이 높습니다. 과도하게 늘어난 지방조직에 비타민 D가 축적되어 혈중농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칼슘섭취가 부족하면 체중과 체지방이 늘어나는데 비타민 D는 칼슘조절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비만해지면 비타민 D 결핍이 오기 쉽고 역으로 비타민 D가 부족해도 비만해지기 쉽게 됩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은 물론 당뇨병 등 대사질환, 대장암이나 유방암 같은 각종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면역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는 점입니다. 백혈구는 비타민 D의 도움으로 염증 물질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와 세균을 죽이는 면역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비타민 D 결핍을 예방하기 위해 햇볕을 쬐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많이 노출되면 피부노화나 피부암이 걱정되지요.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적어도 2번 이상, 오전 10시부터 오후3시 사이에 팔, 다리에 5-30분 정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실외에서 햇볕을 쬐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비만할수록 같은 양의 햇빛에 노출되어도 비타민D 합성 능력은 떨어지며, 여름보다 겨울, 시골보다는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 지역일수록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이 감소되므로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요즘 건강검진에서도 혈액검사로 비타민 D 결핍 여부를 볼 수 있습니다.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30ng/mL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20ng/mL 미만이면 비타민 D 결핍 가능성이 높아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해야 합니다. 비타민 D 보충제는 하루 800~2,000 IU 정도를 보충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물론 하루 10,000IU이상으로 과량 복용 했을 경우에는 독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겨울철에 야외활동이 부족했다면 혹시 비타민 D 부족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