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 음악으로 이주민 애환 달랜다

3주마다 ‘국경 없는 음악회’ 열어

발행일2018-06-17 [제3099호, 12면]

가수 하림씨가 ‘국경 없는 음악회’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라파엘클리닉 제공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라파엘클리닉에서는 3주에 한 번 이른바 ‘소소한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하림의 국경 없는 음악회’ 현장이다.

‘하림의 국경 없는 음악회’는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인 라파엘클리닉을 찾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다. 가수 하림(42)은 이웃과 함께 행복을 나누기 위해 이 공연을 기획, 지난해 4월 23일 첫 공연을 시작했다.

하림씨는 “혼자만 잘 살아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서 “음악회가 소외된 이주노동자들에게 자부심을 불어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회는 일방적인 공연이 아니라 ‘참여형’으로 진행되는 것도 특징이다. 매 공연마다 하림씨와 함께 라파엘클리닉을 찾은 이주노동자들이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하림의 무대, 게스트 인터뷰, 고향으로 보내는 영상편지, 게스트 공연 등 4개의 코너로 30분 동안 진행된다.

“음악에는 장벽이 없다”는 하림씨의 말처럼, 게스트로 참여한 이주노동자들은 고향의 노래를 부르고 전통 춤을 추며 타국에서 사는 서로의 애환을 어루만져 준다. 또 영상편지를 통해, 그동안 치열한 삶 속에서 잊고 살았던 고향 가족들에게 그리움의 인사를 전한다. 음악회에는 이집트, 베트남, 네팔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노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하림씨는 “음악은 원래 고통 속에서 피어난다”면서 “음악으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감에 휩싸이는 것을 볼 때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낯선 타국에서 돈 벌고 있는 이들에게 박수쳐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며 “차비가 없어 병원에 오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직접 찾아가 음악회를 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다음 공연은 6월 24일 오후 1시 라파엘클리닉에서 열린다. ※문의 02-763-7595 라파엘클리닉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