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둘리켈에서 온 5살 된 여자아이, 카니스카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카니스카는 출생 이후, 특히 음식을 먹거나 울 때에 숨을 쉬기 매우 어려워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러한 증상은 계속되었고, 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에는 작은 걸음에도 쉽게 호흡 곤란을 느꼈습니다. 카니스카는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 앉아 있거나 누워서 보냈습니다. 1년 전 카니스카의 부모는 어려운 형편에도 아이를 인도에 있는 병원으로 데려갔고, 심장판막 기형으로 심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심장판막은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여 심장이 제대로 박동하도록 합니다.) 카니스카와 가족 모두가 큰 어려움을 견뎌내고 인도에서 대수술을 받았지만, 슬프게도 수술 후 나아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녀의 건강은 점차 악화되었습니다.
카니스카가 3번째 생일을 맞았을 때, 그녀의 체중은 8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다리는 막대기처럼 가늘고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그녀를 둘리켈병원으로 데려왔습니다. 둘리켈병원이 카니스카의 집에서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이에 대해 세부적으로 진찰하고, 미국과 한국의 의료진들에게 끊임없이 상의하였습니다. 많은 토론이 진행되었고, 비록 매우 위험하고 어렵지만 그녀의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는 두 번째 수술에 대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때마침 운이 좋게도 세계 최고의 소아심장병 수술 전문의인 대한민국 서울대학교병원 김웅한 교수가 둘리켈병원에 방문하였습니다.
카니스카를 만난 김웅한 교수는 “제가 라파엘인터내셔널을 통해 아이를 대한민국으로 초청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하겠습니다. 바로 수술을 할 수 있다면 카니스카는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말을 했습니다. 갑작스런 요청이었음에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비를 실천한 긴 역사를 가진 라파엘인터내셔널과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이 수술 일정 수립과 수술에 필요한 기금 마련을 약속해 주었습니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모두가 평정심을 유지하였고, 김웅한 교수는 뛰어난 의술로 심장병 치료를 위한 모든 임무를 마쳤습니다. 수술 전 아이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회복이 더뎠지만 2주가 지난 후부터는 차츰 호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카니스카 많이 회복되었지만, 수술을 받기 전 제대로 걸어본 적이 없어 다리가 매우 약한 편입니다. 그러나 심장병수술을 통해 새롭게 부여받은 생명력과 병마를 이겨낸 용기를 가지고 새 삶을 사는 것이기에, 카니스카가 건강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 것이라 확신합니다. 훗날 카니스카가 김웅한 교수처럼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2016년 3월 28일
Dr. Robin(네팔 둘리켈병원 흉부외과/카니스카 주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