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  전ㅣ라파엘인터내셔널 이사장

의료 환경이 열악한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위해서 라파엘클리닉이 무료진료소의 문을 연 지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진료를 시작할 때 두 세 상자의 짐을 의과대학에서 진료소로 리어카로 운반하여 수십 명의 환자를 진료하던 것이 이제는 동성고등학교 강당 4층에서 한 달에 1000명 정도의 환자를 진료하는 규모로 커졌습니다. 참여하는 의료진도 처음 수십 명에서 이제는 300백 명 이상의 의료진 풀을 가동하는 규모로 커졌습니다. 또한 이주노동자 진료 뿐 아니라 다문화가족 진료, 해외진료 등 그 활동범위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한 두 사람의 힘이 아니고 우리 사회의 어려운 구석에 있는 사람들과 한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많은 자원봉사자의 희망이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각자의 조그마한 희망이 흩어지지 않도록 뒤를 돌보아주시는 보이지 않는 분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지난 50여 년간 우리 사회는 경제, 과학기술, 국제 협력 등 다방면에서 참으로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주민들의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라파엘을 시작할 때는 30여만 정도이던 수효가 100만을 훌쩍 넘어섰고 또 초기에는 불법으로 체류하는 노동자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지금은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노동자들이 더 많아졌고 또한 탈북, 국제결혼 등으로 국내로 이주한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새로운 구석들이 드러나고 있고 이와 함께 라파엘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부터 라파엘은 몽골, 네팔 등 해외에서의 의료 나눔을 진행하고 있고 또 국내 다문화가정에 대한 나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우리 사회의 화두는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라파엘은 의료 나눔으로 시작을 했지만 이제는 라파엘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자산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라파엘이 “나눔”의 현장에 굳건히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쌓아온 우리의 힘이라면 충분히 앞장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15년의 소중한 결실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지금까지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15년도 보다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서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라파엘 나눔의 현장에서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