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클리닉 안규리 대표이사님의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를 공유드립니다.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679231&path=201704
* 안규리 라파엘클리닉 대표,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
[인터뷰 전문]
국내에도 이런 저런 봉사단체가 많지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쉽지 않죠.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하는 이주민 근로자들을 위해서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하는 라파엘클리닉이 지난 20년간 쉬지 않고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료진료한 이주민 근로자수 만도 23만 명에 달하는데요.
라파엘클리닉이 제27회 호암상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6월 1일 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토요초대석, 오늘은 라파엘클리닉 대표이자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인 안규리 교수님 모셨습니다.
▷ 안규리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의 대표이사를 하고 있는 안규리 아기 예수의 데레사입니다.
▷ 안규리 교수님 하면 한국 과학계의 거목인 안동혁 박사님 둘째 따님이시고요. 그러시죠.
▶ 네.
▷ 부친께서 과학자로 성공하라는 의미로 퀴리부인의 이름을 따서 안규리라고 지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 그렇습니다.
▷ 아버님의 그런 이름대로 지금 열심히 살고 계신 것이죠.
▶ 과학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의사로서 좀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아버님은 과학자를 원하셨지만 저는 성격상 사람들을 많이 좋아했기 때문에 이공학 분야 중에서는 의사쪽을 선택을 했는데요. 그런 일을 하다보니까 라파엘클리닉도 만들고 그랬습니다.
▷ 20여년 전 언제 개설하신 것이죠. 라파엘클리닉을.
▶ 벌써 20년 전인데요. 20년 전 4월이었습니다. 부활전 전후해서 20년 전에 처음 만들었습니다.
▷ 그때 만들 때 탄생비화라고 그럴까요. 그런 것을 듣고 싶은데요.
▶ 탄생비화는 1996도 말에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두 명의 파키스탄 근로자들이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중이다라는 사정을 아시고 천주교 인권위원회에서 이런 딱한 상황이 있으니까 좀 자세히 알아봐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하신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그렇게.
▶ 제가 천주교 인권위원회의 김형태 변호사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으로 억울하게 7년동안 복역을 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아밀자밀과 모하메드 아지드를 찾아가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이 분들이 좀 너무 딱하고 그래서 카레를 만들어 가지고 복역하시는 장소를 찾아가게 되었는데요.
음식반입이 안 된다고 그래서 굉장히 속상한 마음으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제가 잘 하지도 못하는 요리말고 잘 할 수 있는 일로나 돌봐라라는 친구들의 충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에 있던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그 계기로 22만 명이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분들이 의료의 사각지대에서 약 한 번 받아먹기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그 사이에 듣게 되었는데 이런 분들을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주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입니다.
▷ 당시에 만드셨을 때는 그 위치가 어디였습니까?
▶ 처음에 시작했을 때에는 혜화동 성당의 백동관이었는데 그때에는 궤짝 두 개에다가 우리 가톨릭 학생회 봉사자 4명 그리고 지도 선생님이었던 김전(현 라파엘클리닉 상임이사) 교수님을 모시고 시작을 했는데요.
처음에 30명이던 분들이 한달 내로 70명까지 늘어나면서 장소가 굉장히 모자라게 됐습니다. 그래서 작게 시작했는데 그러다가 성심교정 안에 있는 성심관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요. 거기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는 1년 안에 헐려야 하는 3층 빈 건물이었습니다.
저는 사실은 내과의사이기 때문에 구석에 작게 내과를 하나하고 학생들이랑 진료를 하려고 생각을 했는데 거기서 진료를 하게 되니까 동료의사들, 선배들, 동아리들 다 오셔가지고 너도 나도 하면서 책상 하나에다가 온갖 장비를 조금씩 가지고 오셔서 진료를 시작을 하게 되어서 거기에서 1년 있다가 나올 때에는 트럭 세 대분의 온갖 책상과 진료기구들과 17개 진료과가 갖추어 진 그런 조직이 되어서 동성고등학교 강당 복도로 이전해서 거기에서 10여년을 길거리 진료를 시작을 하게 되었죠.
▷ 지금은 이제 위치가 그쪽입니까?
▶ 아니요. 2년쯤 전에 저희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선풍기 틀고 난로 옷 태워먹고 이러면서 진료를 하는 것을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님께서 보시고 맨날 “저팀들 공간이 없어서 저렇게 한다.”고 걱정을 하시다가 한 3년쯤 전에 성북동 삼선교 사거리에 있는 건물 하나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새로 맡은 진료공간을 저희가 리노베이션을 해서 이런 진료를 계속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을 시켰고 그러면서 해외사업도 같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외국인 노동자들을 진료하는 민간이 운영하는 진료소로는 국내 최대라고 할 수 있습니까?
▶ 아마도 저희가 지난 20년동안 한 23만 명이상 진료를 했나 봐요. 진료의 숫자로서는 상당히 많은 숫자이고 저희가 학생들이랑 팀이 진료를 하면서 항상 추구해 왔던 것이 정직한 진료를 하자.
어떤 행사성이나 이런 것 빼고 저분들을 제대로 진단하고 제대로 치료방침을 세우는 그런 진료를 하자.
학생들과 누구 앞에도 떳떳한 진료를 하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진행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 진료인원 환자수 뿐 아니라 진료시설이나 아니면 2차 의뢰병원, 3차 의뢰병원 이런 시스템들이 꾸준히 갖추어 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물론 만족하지는 않습니다.
만족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길거리 진료 때 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 하루 평균 내원하는 환자들이 몇 명이나 되죠.
▶ 한 300여 명쯤 일요일날 오시는데요. 거기에서 17개 과가 진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셔서 내과를 보셨다 그러면 당뇨클리닉 같은 것도 하실 수 있고 당뇨 같은 분들이 신경과나 안과를 같이 보실 수 있고 그래서 실제 진료건수는 약400건이 되고 있습니다.
▷ 주로 주일날 많이 오시나요.
▶ 저희는 평소에 직장들이 있어서 주말진료를 타겟으로 하고 있고요. 실제로 저희 환자들, 환우 분들도 대개는 노동현장에서 토요일 저녁8시까지 일을 하시기 때문에 그분들이 아프셔도 찾아오실 수 있는 시간은 일요일입니다.
또 하나는 그 사이에 저희가 동두천에다가 분점을 만들어서 동두천클리닉 같은 경우에는 의정부 지역에 있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많이 찾아오십니다.
그래서 저희가 혜화동에서 시작했던 진료 지금은 성북동 진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는 환자 분들이 접근하기 좋은 지역에 있는 진료소를 더 확장을 해 나가야 될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의정부 거기 동두천에 분소를 갖고 있고요. 또 가끔 지역의 교회에서 찾아오셔서 이런 것을 만들면 어떻게 하는게 좋으냐 이런데 대해서 자문도 해 드리고 있습니다.
▷ 국적이 다양하다 보니까 언어소통이라든지 이런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의외로 그분들이 한국말 빨리 배우시고 한국말 손짓 발짓 통역을 하다보면 사람이 마음이 통해서 그런지 어떤 때에는 평소에 보는 환자들보다도 눈빛이나 마음으로 대화가 잘 되는 때가 많고요.
또 통역이 더 필요하다는 부분은 같은 아픔을 이야기해도 이 분들하고 우리나라하고는 표현방식이 틀립니다. 쑤신다고 그러지만 이 분들은 다르게 표시하고 그러시니까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통역봉사자들이 꽤 있습니다. 저희가 그분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한국인 뿐아니라 그 나라에서 오신 대학생들도 통역봉사를 해 주시기 때문에 실제로 언어의 문제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문화의 차이, 개념의 차이 이런 것들은 상당히 우리나라랑 다르시죠.
▷ 많은 환자들이 지금까지 다녀갔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실 것 같아요.
▶ 기억이요. 잘 해준 환자가 기억나면 좋을텐데 잘 해주지 못했던 분들이 많죠. 길거리 진료이고 시설이 모자라고 그랬던 것들인데요. 실제로 도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 도이요.
▶ 이름도 이쁜데 남자아이인데 선천성 요로기형을 가지고 태어나서 우리나라에 왔는데요. 아버지가 방글라데시 사람인데 그쪽에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불법 이민자로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애를 살려보겠다고.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저렇게 말을 해서 수술을 한 차례, 두 차례, 세 차례 해 줬어요. 그런데 수술을 할 때 마다 아이는 조금씩 좋아지고 크고 그런데 막판에 한번 더 수술을 하면 좋겠다라는 이쪽 병원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그때 하필이면 불법체류를 들켜가지고 단속에 결려서 아이와 그 아버지가 그냥 돌아가야만 했었습니다. 감기가 잔뜩 걸린 아이와 그 아버지가 그냥 자기네 나라로 이런 의료시설이 없는 나라로 돌아갔는데 그립고, 지금쯤 얼마나 컸을까 보고 싶고 그러네요.
▷ 짠한 사연인데요.
▶ 또 하나 우리나라에 필리핀 사람인데 20살 직전에 자기네 나라에서 빚을 얻어가지고 노동자로 왔어요. 일을 하고 있는데 봤더니 자꾸 감기가 안 낫고 가래가 생기고 봤더니 구강암이 생긴거예요.
그런데 그때 초기라서 저희가 암치료를 할 만큼 돈도 없고 이미 상당히 퍼져있고요. 동료들이랑 상의를 해서 귀국을 시키자. 그런데 이 분은 못가겠다. 돈을 더 번다.
그래서 결국은 일하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돈을 모아서 여기저기 선배님들하고 모아가지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그분의 몸이라도 돌아가실 수 있도록 준비를 해서 보냈는데 그때는 처음에는 저는 의료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정말 참 이런 일도 있구나.
몸이라도 돌아가는 게 가족들한테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됐으면 그런 생각을 하니까 치유라는 것은 다양하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환자도 있습니다.
▷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가 최고의 의사라는 얘기도 들은 것 같은데요.
▶ 네. 같이 있어주고 결국은 마지막까지 같이 가는 것까지 도와주는 그런 것까지를 해 보고 싶은데 잘 안 되더라고요. 여러 가지.
▷ 이렇게 무료봉사로 하시다 보면 여러 가지 의약품이나 돈이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 재원조달은 어떻게 하십니까?
▶ 다들 걱정해 주시잖아요. 벌써 앵커님도 어떻게 먹고 사냐. 실제로 약품 뿐아니라 환자지원비, 운영비 이런데에서 도움이 필요한데요. 참 신기하게도 이렇게 어려울 때마다 어디선가 걱정해 주시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또 조금 더 차원이 다른 필요가 생기면 그때는 상을 타게 되어서 그때 받은 상금으로 급한 상황을 넘어간 경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지만 후원자들과 이런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도움이 제일 컸습니다.
액수보다도 마음으로 조금씩 걱정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기에 참 기적처럼 한번의 주일도 쉬지 않고 진료를 20년동안 지속해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께 감사드리고요. 많이 걱정해 주시기를 또 부탁드립니다.
▷ 방송듣는 청취자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있을까요.
▶ 실제로 우리의 로고송이 있는데요. `혼자서는 아프지 말아요`라는 노래예요. 혼자서 아프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래서 혼자서 아플 수 밖에 없는 분들을 돌보려는 저희들의 꿈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실제로 꼭 후원금이 아니더라도 오셔서 도와주실 일도 많고요. 해 주실 일, 커피 한 잔이라도 나눠주실 일이 많으니까 각자 자기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참여를 해 주시고 싶으신 분들은 라파엘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거나 대표번호가 02-763-7595거든요. 치료도 하고 구호도 한다고 그래서 7595입니다.
치료하고 구호하고 그래서 7595로 문의하시면 봉사나 후원에 대한 안내를 자세히 받으실 수 있습니다. 변호사님들은 인권상담 하신다고 오시고 어떤 그룹에서는 노래를 하러 오시고 어떤 분들은 커피와 빵을 나눠주러 오시기 때문에 만들어 주신 공간을 열린공간으로 저희가 나누고 있기 때문에 연락주시면 언제든지 기다리겠습니다.
▷ 호암상 시상식이 6월 1일인데요. 우리 방송을 통해서 수상소감 한마디 해 주시죠.
▶ 호암상 수상 소식을 들은 날부터 지금까지 마음속에 많은 모습들과 많은 시간들과 사건들이 밀려와서 사실은 정리를 하나도 못하고 있습니다. 추측하시다시피 라파엘 같은 NGO는 그 해의 후원으로 한 해 한 해 치료해주면서 살아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올해 호암상이 라파엘에 주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뜻일까. 저는 정말 감사하고 큰 보람과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지난 것을 덮고 또 하나의 선물을 주신 것은 앞으로의 라파엘 20년 이후를 어떻게 열어가야 되는가에 대한 숙제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이번에 계기가 라파엘이 어쩌면 생명 같은 아름다운 나눔을 계속 지속해 줄 수 있는 분들을 키워 내면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인 라파엘 아카데미에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토요초대석, 제27회 호암상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라파엘클리닉 대표이자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인 안규리 교수와 얘기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