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천사 이야기

[인터뷰] 건강한 삶,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 Cortney Nance(가톨릭대학교 국제학과)

작성자
raphael
작성일
2016-07-31 16:55
조회
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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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의 봉사활동
미국에서 자란 저는 봉사활동이라는 것에 아주 익숙합니다. 서로 다른 인종 그리고 종교 등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열린 마음을 가져야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중학생 때부터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매년 봉사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합니다. 저희 반에는 미국인, 흑인, 중국인, 기독교인, 무슬림, 미국 원주민, 히스패닉 그리고 베트남인 등이 있었습니다. 다함께 지역 동물 보호소 지원봉사, 바다동물 살리기의 일환인 바다쓰레기 줍기, 길가 꽃 심기, 노숙자들을 위한 집짓기 등의 봉사를 하곤 했습니다. 보통 미국에서 이러한 의무 봉사활동은 고등학교까지 계속해야 하는데, 제가 사는 주에서는 250시간의 봉사활동을 채워야 고등학교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봉사활동은 습관처럼 제 삶에 자리한 큰 부분입니다. 운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몸을 건강하게 하듯, 저는 봉사를 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한 사람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 라파엘클리닉
2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저는 봉사를 계속 하고 싶었으나 외국인을 받아주는 곳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다행히도 친구가 라파엘클리닉에 대해 알려주었고, 봉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잠시 쉬었다 다시 시작하려고 하면 굉장히 힘이 들고 큰 의지가 필요한 것처럼, 다시 봉사활동을 위해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 일찍 일어나기 그리고 제가 사는 곳인 당산에서 라파엘클리닉까지 45분이나 되는 거리를 통근하는 것은 부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옛 일상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작은 일을 해낼 때마다 라파엘클리닉의 직원 분들이 더 중요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난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라파엘클리닉과 가톨릭대학교의 베나생 수업 덕분에 예전 미국에서와 같이 봉사활동을 하는 삶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고, 심적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 외국인이라는 동질감
라파엘클리닉에서 봉사를 하면서 저는 서울이 얼마나 문화적으로 다양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몽골인, 필리피노, 러시아인, 이란 사람, 나이지리아 사람……. 참 신기했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의 환자들이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모두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기에 그들에게 일종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그들 모두 집을 떠나 익숙한 장소와 같이 자라온 사람들을 떠나왔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가능성, 문화충격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낙심 속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 라파엘클리닉의 사회적 역할
아주 잠깐이었던 봉사활동이었지만, 저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라파엘클리닉에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세계가 글로벌화 되고 통합됨에 따라 한국에 사는 외국인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날 것입니다. 라파엘클리닉은 한국에 적게 머무르든 오래 머무르든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융화될 수 있는 강한 기반을 설립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런 기관이 아니었다면 도움을 받지 못했을 소외된 외국인들에게는 라파엘클리닉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도움이 절실한 소외계층의 사람들은 사회적인 노출이 적기 때문에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언어장벽, 정보 부족 혹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보건소를 정기적으로 갈 수 없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은 매주 일요일 외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줌으로써, 자칫하면 한국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사람들을 사회에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더 살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
학기가 끝났지만 저는 이곳에서 계속해서 봉사를 할 예정이며, 이미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스케줄 조정에 관한 이야기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라파엘에서 봉사를 지속하며 저는 한국사회에서 스스로 더욱 가치 있는 사람이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한국이 소수층을 위한 더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