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17년간 산발적으로 타 기관의 공간을 빌려 이주노동자들을 무료 진료해 온 ‘라파엘 클리닉’이 복도 진료소 시대를 마감하고 새 둥지를 얻었습니다.
새 독립공간에서는 앞으로도 봉사자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보다 양질의 진료가 제공됩니다.

[기자]

지난 1997년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소로 출범한 라파엘 클리닉. 매주 일요일마다 자원봉사 의료진들이 가톨릭대학교, 동성고등학교 등 타 기관의 공간을 빌려 이주노동자들을 진료해 왔습니다. 출범한 해에 3천여 명이었던 환자 수는 점차 늘어 지난해에 만7천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김전 상임이사 / 라파엘클리닉
“점점 우리나라가 세계화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많은 다른 분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진료소를 여러 군데에 만들고….”

환자수와 이주노동자가 늘어나는 데 비해 사무국과 진료소는 흩어져 통합적인 운영이 불가능했고, 의료 장비와 시설이 열악해 진료에 어려움도 컸습니다.

통합 진료소가 숙원 사업이었던 라파엘 클리닉이 지난 4월, 17년 만에 독립공간을 얻어 개원했습니다.

새 둥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무상 임대한 성북구 창경궁로 건물에 마련됐습니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이뤄진 클리닉은 치과와 산부인과, 내과를 비롯한 각종 진료실과 검사실을 갖췄습니다. 의료 장비와 약품 등은 서울의료원, 서울시, 종로구 보건소 등 기관과 각종 병원으로부터 후원받아 마련했으며, 개인과 단체 봉사자, 후원자 등이 운영기금을 후원합니다. 라파엘 클리닉의 새 독립 공간 개원을 맞아 지난 24일 열린 기념식에는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라파엘 클리닉은 앞으로도 25명의 의료진과 100명의 봉사자들이 무료 진료를 제공합니다.

인터뷰> 오범조 / 서울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2003년부터 의과대학 동아리 활동으로 참여를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내과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그리고 감기 환자들을 주로 보고 있고 환자들의 다수는 중국인, 그리고 필리핀에서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내과, 외과계와 가정의학과, 치과, 영상의학과 등의 진료가 제공되며, 치과 진료는 수요일에도 진행됩니다. 또한 라파엘 클리닉은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이 많은 주변 지역 특성상 외국인공동체의 다양한 교육과 문화교류의 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tbs 백가혜입니다.

2014.05.28 | 백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