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에 희망의 ‘인술’ 선사한 스무 해 기념

77개국 출신 23만여 명 돌봐
10년 전부터 몽골·네팔 봉사도
미사 중 봉사자와 단체 시상
새 후원회 ‘라파엘피아뜨’ 출범

발행일2017-06-04 [제3047호, 8면]

라파엘클리닉 창립 20주년을 맞아 5월 28일 라파엘센터에서 열린 축하행사 중 이주노동자들과 라파엘클리닉 안규리 대표이사(맨 왼쪽), 라파엘인터내셔널 김전 이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관계자들이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라파엘클리닉 제공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대표이사 안규리)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5월 27일 서울 창경궁로 라파엘센터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사랑을 나눠온 이들과 감사와 격려를 주고받았다.

1997년 4월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첫 진료를 시작한 라파엘클리닉은 그동안 총 77개국 출신 23만6000여 명의 이주노동자에게 무료진료로 주님 사랑을 전해왔다.

라파엘클리닉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촉구함에 따라 1997년 4월 국내 이주노동자의 무료진료를 위해 설립됐다. 서울대 의대 가톨릭교수회가 주축이 됐고, 서울대 의대 가톨릭학생회 등이 설립을 도왔다. 혜화동성당에서 첫 걸음을 뗀 이래 가톨릭대학교, 동성고등학교 강당을 거쳐 현재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라파엘센터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라파엘클리닉은 현재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인술을 펼치고 있다. 2007년 발족해 올해 10년째를 맞은 라파엘인터내셔널(이사장 김전)은 몽골과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 의료소외지역을 방문해 진료 활동은 물론, 현지 의료진 역량강화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근무시간과 교통 여건상 라파엘클리닉을 방문하기 힘든 지역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경기도 동두천에 분소를 여는 등 찾아가는 진료도 실시하고 있다.

안규리(아기 예수의 데레사) 대표이사는 “20년이 지나면서 진료 환경이 많이 안정됐다”면서 “앞으로는 라파엘아카데미를 강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미사에서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대리)는 강론을 통해 “누군가가 자신의 시간, 재능을 기꺼이 나누지 않았다면 오늘의 라파엘은 없었을 것”이라며 봉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라파엘클리닉은 병고로 절망에 싸인 이들에게 빛이 돼 준 존재”라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라파엘클리닉이 진료에 중심을 뒀다면 이제는 이주노동자와 인간적으로 더 깊이 사랑하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날 미사 중엔 그동안 라파엘클리닉에서 봉사해 온 의료·일반봉사자 45명, 단체 3곳에 루카상, 마르타상 등 다양한 상이 시상됐다.

미사 뒤에는 라파엘클리닉 창립 20주년을 기념하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새로 조직한 후원회 ‘라파엘피아뜨’(회장 윤대인)가 활동 시작을 알렸다.

28일에는 가수 하림이 참여한 ‘국경없는 음악회’를 열어 진료실을 찾은 이주노동자와 함께 라파엘클리닉 창립 20주년을 축하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

가톨릭신문